4월 16, 2017

숨결이 바람 될 때


숨결이 바람 될 때는 장래가 촉망받는 외과의로서 성공을 눈 앞에 둔 서른 여섯의 젊은이가 힘겨운 레지던트 생활을 마무리할 때쯤 말기암 판정을 받고 죽음을 마주하면서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한 생각을 정리한 수필이다.

지은이 폴 칼라니티는 인간의 영적인 면과 생리적인 면을 함께 이해하고 싶어 의학을 공부하고, 외과의로서 수 많은 응급환자와 시한부 환자들 가운데에서 삶과 죽음의 경계에 있던 사람이었다. 삶의 의미에 대해 늘 고민하던 그였지만, 본인 스스로의 죽음을 마주하고서는 그 역시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려웠다. 아마도 세상 그 누구도 진실로 죽음을 위한 마음의 준비 같은 것은 할 수 없는 모양이다.

우리는 모두, 태어난 순간부터 인생을 살아가면서 또한 매일 죽어가는 존재들이다. 다만 평소에는 스스로의 죽음에서 눈을 돌리고 있을 뿐. 어느 날 그것이 멀리 떨어진 이야기가 아님을 깨달는 날, 이 책의 지은이 처럼 낯설고 두려울 것이다.

폴은 결국 가족의 사랑 안에서 위안과 용기를 얻고, 능력이 닿는 한 자신이 가장 원하는 일을 하며 살아가기로 정하고 그렇게 살다 간다. 하루하루 죽음을 기다리는 대신에.

누구도 진실로 죽음을 위한 준비를 미리 할 수는 없을 것이다. 하루 하루를 열심히 살다, 자신의 때가 오면, 앞서 간 사람들과 같이 누군가로 부터 죽음을 마주할 힘을 얻고, 남은 삶을 살아갈 결심을 할 뿐. 폴과 그의 환자들이 그랬듯이.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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